(2013) 시내 나들이 "시청 -> 시립미술관 [고갱전] -> 청계천 [김조광수, 김승환 당연한 결혼식]"

2023. 7. 9. 22:18인생(Life_人生)/일상(Everyday_日常)

오늘 고갱전'을 보러 시청역으로 향하였습니다. 

시청 앞 광장에서 전국 특산물 장터가 열리고 있길래 한 반퀴 돌아보고 서울 시립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미술관 입구에 도착하니 왠 긴 줄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설마했는데 고갱전에 입장하기 위한 줄이었습니다. 팀버튼 전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긴 줄이었습니다. 도저히 대열에 합류할 엄두가 나질않아 결국 입장을 포기하였습니다. 

 

광화문 교보문고의 핫트랙스에 잠시 들러 여러 고성능의 이어폰들을 좀 테스트 해보고 나오는데, 사인회를 하고 있는 허영만 선생님을 보았습니다. 책 발간을 기념한 사인회 같았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었습니다. 물론 저는 별 감흥이 없었기에 잠시 앉아있다가 바로 자리를 이동하였습니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여기저기 사람들이 굉장히 많더군요. 요즈음 떠들썩한 진보당 사건과 관련하여 잘못이 없음을 피력하는 단체들도 나와서 확성기에 대고 뭐라 주저리 떠들고 있었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자 청계천에 들리기로 했습니다. 시원하게 흐르는 청계천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정체모를 물고기가 굉장히 많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몇 번이나 왔었지만 이렇게 물고기들이 살고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요전 울진의 계곡에서 만났던 송사리들과 비슷하게 생기긴 했는데 이 놈들은 몸집이 조금 더 크더군요.

 

아랫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니 뭔가 시끌벅적한 곳이 보였습니다. 왠 무대가 있길래 무슨 공연준비를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김조광수, 김승환 이라는 동성애자 커플의 결혼식이라는군요. 

 

한 분은 영화감독이고 한 분은 영화사 대표라는데 동성애자라는 것도 그렇지만 둘이 나이차이가 무려 19살이나 난다고 합니다. 사실 전 이런 사회적 이슈가 있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모인 사람들의 대부분이 이 결혼식(?)에 찬성하는 분위기였지만, 동성 결혼이라는 주제는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은 쉽게 용인될 만한 주제는 아니므로 반대파들의 저항을 대비해 주변에 경찰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조금더 구경하고 있으니 갑자기 어딘가에서 하리수와 그의 남편이 등장하였습니다. 축의금을 내고 무대로 나가 짧게 인터뷰를 하고는 사라지더군요. 그 뒤로는 인디밴드들의 축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일단 저녁을 해결하기 위하여 근처 식당 골목으로 향하였습니다. 다수의 쪽갈비집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유난히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오는정'이라는 가게에 들러서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초벌구이를 해서 나오는데 소스가 매콤달콤한게 맛있더군요.ㅋ 

 

다시 청계천으로 돌아오니 여전히 공연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중에 아무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하고 돌아가시는 '진중권'씨를 잠깐 보기도 했습니다. 물가에 앉아 소화를 시키며 쉬고 있는데, 마침 '허클베리 핀'이라는 밴드의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날 축하 공연의 헤드라이너 답게 가장 실력이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메이져급 밴드는 없었습니다.)

 

그리고는 이 날의 주인공 두 분이 나와서 하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부케도 던지고 결혼식이 막을 내렸습니다. 결혼식이라기보다 작은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공연도 상당히 긴 시간에 걸쳐 있었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하러 간 사이에 어떤 아저씨가 몰래 숨어들어 무대에 똥을 던지는 해프님이 있었던거 같은데 똥 치우느라 고생 많았겠습니다.

 

아무튼 서울미술관에 고갱전을 보러 갔다가 본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여러 유명인들과 조우했던 이상하고 재미있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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